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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손길이 사라진 예술엔 무엇이 남을까.

인간의 손길이 사라진 예술엔 무엇이 남을까 대표 이미지

먼저 Ai에 대한 내 입장은 꽤나 모순적이다.
나는 Ai를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Ai에 반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챗GPT가 이제 막 출시됐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당시 나는 만화 스튜디오를 다니고 있었고, 글·그림 작가님들과 함께 일을 했다.
당시 Ai는 창작용 글쓰기는 아주 서툴었기에 사용되지 않았지만
Ai그림은 Ai 티가 많이 났음에도 업계에서는 사용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보였다.
가장 대표적으로 웹소설 표지에 자주 쓰였고, Ai 그림을 그림 작가가 리터치하는 식으로도 사용하기도 했다.(이는 그림 작가님에게 매우 무례한 지시였다.)
또한 유명 플랫폼의 한 웹툰 작가는 Ai를 일부 사용하여 웹툰을 연재하기도 했다.
물론 이 작품은 별점테러와 함께 Ai 사용을 중도 중단했지만-. (26년인 현재는 또 달라졌을 지도)
일자리를 대체 당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SF의 한 장면을 실제로 경험한다는 경이로움.
그것이 Ai에 대한 내 첫 느낌이었다.

당시의 나는 반감보다는 Ai에 대한 가능성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난 혼자서 프로젝트를 벌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Ai가 나의 이런 성향에 날개를 달아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AI가 가져다 줄 가능성이란 이런 거였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 돈과 시간이 아주 많이 소요된다.
때문에 창작자들은 작품에 투자된 비용을 작품을 통해서 회수해야 하기에 ‘대중성’을 절대로 놓칠 수가 없게 된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섞으면 평론가와 대중을 모두 만족시키는 ‘명작’이 되지만
이게 자칫 잘못 나아가면 ‘대중성’만 쫓다가 시장 자체가 고일 수 있다.
마치 모두가 ‘회빙환’을 작품에 녹여내는 것처럼 수많은 여러 작품이 점점 닮아가는 거다.
이로 인해 작가의 정체성은 사라지는 종말 엔딩.


하지만 Ai의 기술이 발전하면 어쩌면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디 감독과 작가들은 더 이상 투자나 회사의 지원 없이도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윤리적인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지만
어쩌면, 아주 어쩌면 Ai로 인해 예술 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게 이때의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26년 10월 중순.
현재 기점으로 시장은 내 생각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모두가 돈을 벌기 위해 AI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고
짧은 시간 안에 소설,영상,광고,콘텐츠,만화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다.
SNS와 광고에서 어색한 AI의 작업물들이 보이는데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것은 AI라는 기술 그 자체보다는-
사람들이 더 이상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에 시간과 노력, 자신만의 철학을 쏟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무척이나 슬펐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는, 작품을 통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두려워하던 것, ’작품들이 서로 닮아가는 현상’ ’작가의 정체성이 사라진 시장‘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Ai는 공장처럼 작품을, 같은 그림체와 이야기로 찍어내고 있는 중이다.
하물며 이미지의 퀄리티는 날이 갈수록 좋아져서 Ai의 사용률은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우리의 예술은 어디로 향해가고 있는가.’

사람들이 예술성보다 이익을 쫓는 현상은 예전부터 있었다.
다만 AI가 그 욕망에 불을 지펴 더 뚜렷해졌다.

이건 일종의 치킨 게임이다.
예술가들을 치킨 게임에 강제로 초대됐다.
경쟁하라. 기술을 빠르게 이용해서 성공해라. 그게 아니라면 도태될 테니.
경쟁에 몰두한 플레이어들이 결국 향하는 목적지는 절벽이란 사실은 알려주지 않은 채 치킨 게임을 하라고 부추긴다.
사회는 사람들에게 AI 기술에 대한 윤리적, 사회적, 철학적 문제를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
큰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
파도 앞에서 이성은 죽어가고 욕망은 들끓는다.

나는 현재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주로 스토리 집필이 막혔을 때, 대화를 나누며 함께 디벨롭 하는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혹은 여러 프로그램을 배우거나(미나피디아 블로그도 AI의 도움을 받아 제작했다.)
곧 스토리에 필요한 이미지도 AI로 만들 예정이지만 어쩐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AI기술 어떻게 활용해야 윤리적으로 쓸 수 있을지.
사람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이 기술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게 맞는지.
여러모로 생각이 깊어진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AI를 사용할 것이다.
나 역시 치킨 게임의 플레이어로서 사용하지 않고서 생존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방법’이나 ‘깨달음’을 공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모르겠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인간의 손길이 사라지는 예술은 어떤 가치를 갖는지.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은 미나피디아 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의 비율이 줄어들지언정,
인간의 손길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술이란 곧 인간의 삶을 모방한 세계다.
그 중심에 인간이 없다면, 그 세계 역시 가치를 잃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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