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엣지러너2 리뷰: 허상을 쫓는 사람들(스포있음)
((스포 주의/ 사이버펑크 시즌1과 시즌2에 대한 굵직한 스포가 있습니다.))
사펑2 티저 영상이 풀릴 때마다 매번 꼬박꼬박 챙겨봤다.
왜냐하면 정말인지 내가 좋아하는 작화와 연출이기 때문이다.
티저2만 보았을 때는, 사펑2 역시 사펑1과 같이 비극적인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킹은 사이버사이코가 되면서 작렬하게 전사,
D는 복수를 쫓다가 파멸,
탈리아는 아크로바틱한 액션씬과 함께 남 모를 사연을 보여줄 것 같았고,
그 비극의 현장 한 가운데에서 이 모든 장면을 촬영한 로만은 홀로 살아남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어제-
올해 최고의 기대작 사이버펑크: 엣지러너2가 오후 4시에 풀렸다.
나는 기다리고 있다가 4시가 되자마자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펑2에 대한 내 평가는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작 정도는 된다.
작화와 연출에서는 모든 사람의 의견이 같을 테니 넘어가고
중요한 스토리 부분을 얘기하고자 한다.
사펑2를 보면서 보고 느낀 점을 정리하고
또한 사펑2는 대체로 불호가 많은 작품인데 그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해보려고 한다.
사이버펑크 엣지러너2: ‘기대 이하’라고 말하는 사람들?

어제 막 풀린 따끈따끈한 신작 사이버펑크2.
전작인 사펑1이 워낙 큰 인기를 얻었기에 사펑2에 대해 기대를 한 사람들이 많다.
하물며 티저까지 잘 뽑았으니, 애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대심만 점점 더 높아졌는데-
정작 애니메이션을 시청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인터넷에 엄청난 혹평을 올렸다.
‘실망’ ‘기대 이하’ ‘예술병 걸린 작품’
대체 어느 부분에서 이들이 이렇게나 화가 난 걸까?
그 이유를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 및 지인의 의견을 추합해 정리해보았다.
기대한 장면을 단 하나도 보여주지 않았다.


사이버펑크 작품을 보는 사람이라면 단연, 사펑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하고 멋있는 액션 씬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를 테면, 사이버사이코가 된 캐릭터의 광적인 액션씬,
크롬으로 장착된 몸으로 뛰어다니는 아크로바틱한 곡예 장면,
음울한 디스토피아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연출.
나 또한 이러한 것들을 몹시 기대했었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다른 작품에서는 보여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펑2는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사이버사이코의 액션씬도, 아크로바틱한 곡예 장면도 없다.
사이버펑크2의 주인공인 D 또한 대단한 악당과 한 바탕 전투를 벌이지 않는다.
우연히 얻은 힘을 고작 일반 사람들을 학살하는데 사용할 뿐이다.
여기엔 팡-! 하고 속 시원하게 터지는 감정선도 액션씬도 없다.
그러다 보니 사펑을 오랫동안 기다린 애청자일수록 사펑2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사람들은 ‘사이버펑크 애니메이션’에게 기대하는 바가 분명했는데
사이버펑크2는 이러한 장면을 단 하나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

액션씬은 고사하고 감정선까지 흐지부지한 느낌을 준 사펑2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의 감정선’ 또한 사람들이 혹평을 남긴 이유 중 하나다.
4명의 캐릭터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고 저마다의 감정선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시청자에게 제대로 와 닿지 못했다.
그 이유가 대체 뭐였을까?
그건 바로 ‘난해한 장면’과 더불어 ‘빠른 전개’ 때문이다.
악당 중 한 명인, 쿄코는 왜 갑자기 카프리와 D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하는가?
D는 왜 갑자기 카프리를 찾기 위해 전투 현장으로 달려가는가?
탈리아는 그래서 무얼 원했던 것인가?
킹은 친딸도 아닌 탈리아를 왜 그토록 구하려 하는가?
인물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가에 대한 이유와 단서를 작품 내에 녹여낸 것은 같으나
이는 모두 난해한 연출과 빠른 전개 속도로 인해 묻혀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캐릭터들이 대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무관심한 표정으로 작품을 지켜볼 뿐이다.
힘없이 끝나버린 이야기

그렇게- 사펑2는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강점을 보이지 못한 채 힘 없이 엔딩을 맞이한다.
그래서 감독이 무얼 말하려 했던 걸까?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재밌게 보았다.
물론 나 역시 기대했던 장면들이 나오지 않아 무척이나 아쉽다.
하지만 이 캐릭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느낌을 전달했다고는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미나가 본 사이버펑크2’를 리뷰해보겠다.
미나가 본 사이버펑크 엣지러너2는?
‘허상’을 쫓는 사람들(큰 스포가 있습니다. 주의주의)

4명의 캐릭터는 모두 ‘무언가를 열망’하는 사람들이다.
킹은 가족을
탈리아는 건강한 육체를
D는 복수를
로만은 촬영을 원한다.
하지만 로만을 제외한 세 캐릭터는 결국 허상을 쫓은 인물들이다.
킹이 자신의 딸이라고 믿었던 탈리아는 실은 자기 친 딸이 아니었다.
탈리아가 원하는 강인한 육체는 자신의 것이 아니다.
D는 복수를 꿈꿨지만 그가 복수하고자 하는 대상은 이미 이 세상에 없다.
이들의 서사를 보면 시청자는 허무해진다.
‘아니 그럼 얘네들은 대체 뭘 위해 지금까지 애쓴 건데?’
허상을 쫓은 사람들.
그것도 아주 열광적으로-.
나는 이 허무와 광기의 지점이 슬픔으로 다가왔다.
두 감정이 마치 현대 사회를 닮은 것 같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을 갈망한다.
하지만 성공한 많은 이들은 허무함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은 무얼 위해 그토록 애썼던 것인가.’하고 하소연한다.
어쩌면 현대인들 역시 사펑2의 주인공들처럼 있지도 않은 것을 최선을 다해 쫓았던 것은 아닐까?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남들보다 특별하다는 믿음 하나로
우리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 붙였던 건 아닐까?
사펑2의 캐릭터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

사펑2가 사펑1와 아주 크게 달랐던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전멸했던 사펑1과 달리, 2는 D를 제외하고 모두 살아남는다.
심지어 D 역시 그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자신들의 쫓은 것이 결국엔 다 허상이었음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음에도-
그들은 다시 또 일어나서 움직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인물들.
이 부분이 많은 이들이 화가 났던 지점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전개이기 때문에 감동적이기도 하다.
‘나는 특별해.’
이 대사는 사이버펑크 애니에서 아주 중요한 상징이다.
전작의 데이비드도 이번 작품의 여러 캐릭터들도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는 인물들이다.
그래서 나는 사이버사이코가 되지 않을 거라 착각한다.
하지만 결국은 어떤가?
그들이 닿은 종착지는 ‘존재하지도 않은 욕망’이라는 허상이었다.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건 ‘허무’라는 감정이다.
남들보다 조금 나은 특별함은 그렇게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그걸 깨달았으면서도, 그들은 계속 살아간다.
슬프면서도 살아간다.
어쩌면 산다는 건 그냥 그게 다인 것 같다.
꼭 무언가가 되어야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아도 살아진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
그것이 생(生: 땅 위에 그려진 별침처럼)의 진뜻이 아닐까.
사이버사이코와 카프리의 의미

가장 의아했던 것은 감독이 굳이굳이 ‘카프리’라는 설정을 넣었던 것이다.
카프리는 사이버사이코와 매우 흡사하다.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을 잃는다.
칩을 꽂으면 보이는 카프리도 그렇고, 크롬을 과하게 장착하면 나타나는 사이버사이코도 똑같다.
그럼 사이버사이코로 작품을 이어가지 왜 굳이? ‘카프리’라는 설정을 넣었을까?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아마
세상이 몰아 넣은 광기(사이버사이코), 스스로 몰아 넣은 광기(카프리)를 구분 짓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결론은 나는 사이버펑크 엣지러너2를 재밌게 봤다.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으나,
음악과 절묘하게 이어지는 연출, 작화, 형광 컬러로 보여주는 색감, 메세지 등 종합적인 면으로 좋았다-!
사이버펑크3가 나온다면 나는 또 챙겨볼 예정!
다음에도 새로운 작품이 올라오면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